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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끄적/BOOK

피드 - 아무리 현명해도 시대의 거센 물결은 못 이긴다.


피드(FEED)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M.T. 앤더슨 (지양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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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한 인간이 뒤통수다.
표지에서 드러나는것은.. 단지 그것 하나..
하지만..책을 읽게 되면..왜 책 표지가 이런지 알게된다.
그리고.. 그 발칙한 상상력에.. 치를 떨면서도 어쩌면..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무서운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엔.. 뚜렷한 주관을 가진 한 소녀와 그냥.. 흘러가는 한 소년이 나온다.
그들의 부모부터..그들까지.. 너무나 확연히 틀리다.

그냥.. 세태를 따라가는 한 소년..
그는 그저 그렇고 그런 소년이다.
달에서 그 소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당연히 그냥 그렇게 살아갈 사람.

그리고... 부모의 확고한 주관으로 인해..
부모의 사랑으로 태어난 그냥 평범한 소녀.
그리고 부모에 의해.. 피드를 늦게 갖게 되는 소녀.
허나.. 결국.. 세태에 적응하기 위해..어쩔수 없이.. 설치하는.. 소녀.


이 소설에 나오는 아이들은.. 말을 하는것보다.. 행동을 하는것보다..피드를 사용하는것이 당연하고 편리하다.
지금..우리가 편지를 직접 손으로 써서 우체통에 넣는것 보다.. 인터넷으로 이메일을 사용하는것처럼..

이렇게 비유하면 딱..맞을듯 싶다.
예전엔 당연히 없었던 것인데..지금은 없어지면 큰일 날듯이 행동하게 되는.. 인터넷처럼.
피드는 그런것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며칠전.. 사무실에..인터넷에 되지 않았다.
사장이 깜박하고.. 요금을 체납한것.
근데.. 얼마나 갑갑하고 불편하든지..미칠 것 같았다.
불과.. 십여년전엔..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인터넷때문에 말이다.

이 아이들은.. 태어나자 마자..피드를 하나씩 몸에 지닌다.
뭔가를 애터지게 배울 필요도.. 무언가 몸을 던져서 배울 필요도 없다.
다만.. 엄청나게 오는 정크메일과 광고를 효율적으로 지워버리는 법만 알면된다.

대화도.. 텔레비젼 시청도 정말 개인생활이다.
대화대신.. 채팅을..
텔레비젼도.. 자신에게 부여된 피드로 보면 되니까.

대화도 필요없어지고..
뭔가 행동 할 필요도 없어지고.
그저.. 어떻게 보면..뇌만 동동 떠 있어도 되는 환경..

상상해보라.. 그.. 역한 모습을..ㅡㅡ^

지금도..그놈의 정크 메일로 골머리를 썪는데..
그나마.. 컴퓨터를 켜고.. 핸드폰을 열어야만 아니..다행이다 싶은데
머리속으로 바로 기어들어온다면..
아마 정서불안으로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허나..
가장 무서웠던점은..
어쩌면..이런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리고..점점 우리가..뭔가에 정해진룰에 그저 흘러간다는 느낌.
자신이 옳다고 아무리 생각을 해도.. 많은 다수가 흘러가면..결국은 거기에 맞춰가야 한다는것..
그걸.. 모두 알고 있다는것..그리고..그걸 피할 수 도 없다는것.

공상과학소설을 읽으면.. 막..크게 웃고 나면 딱.. 좋은데.
머리속이 복잡해지면서..두려워졌다.

그저..재미로 읽기엔.. 머리속이 묵직한 해머로 맞은 느낌.
그리고.. 공포가 한번.. 빈 가슴을 할퀴고 간다.

마지막.. 소녀가 죽는 이야기가 나오면..
자본에 의해.. 죽고 살게 되는..현실과 딱..맞아떨어지는 모습에
그리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진리고 타인을 해치고도 반성하지 않는 해커의 더러운 행위..
또한.. 모두들.. 어떤것이 옳은지 알면서도 그저 타성에 젖어서 편하게 살려고 하는 현실이 맞물리는 것에 무서운 생각이 들어버린다.

이 여름.
조금은 복잡하고 어렵지만.. 한번.. 생각을 하고.. 아니.. 뭔가를 하면서 정리라는것을 하고 싶어진다면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난..예전 마이너리티 리포트란 영화를 엄청 재미있게 봤다.
근데.. 그 영화에 비할데가 못 된다.

아마..내가 책을 읽을때.. 일인칭 시점으로 날 너무 몰입해서 넣기에 그럴수도 있지만.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것은 변함없을것같다.

세상의 흐름에 날 그냥 던질것인지.
아니면.. 날 중심으로 세상을 볼 것인지.
뭐가 정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