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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365+∂

자전거 뺑소니.

서울 시내에 자전거 도로가 생기고 나서 가장 불편해진것은 보행자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생각없이 질주하는 자전거 이용하는 사람들을 목숨을 걸고 피해야 한다.

특히..횡단보도에서는 더.

9월초였던가?

출근길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다가 자전거에 치였다.

가볍게 어깨와 팔을 받혔고 그 사람을 잡으려고 했는데..욕을 막..하면서 도망갔다.

급..당황 및.. 정신적 충격으로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횡단보도에서는 특히.. 더 특히 조심을 해서 다닌다.

 

어제... 동네 큰 사거리에서 일이다.

길을 건너다가 완전히 악..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쳘푸덕 넘어졌다.

오른쪽 발목에 자전거 바퀴가 부딪혀 있었고 왼쪽 무릎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오른손을 바닥에 짚으려다가 그만 크게 어긋나고 말았다.

뚜둑.. 소리가 들렸으니 말이다.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있었고 그냥 휭.. 가려던.. 자전거 운전자는 지켜보는 눈도 많고 사람들이 다들 수근거리자 어쩔수 없이 다가 왔다.

자전거에서 내리지도 않고 쳐다만 보고 있었다.

얼른 자전거에 내려서 괜찮으시냐고.. 많이 다치지는 않으셨냐고 물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절대 그러지 않았다.

나이는 20대 후반.

명함을 달라고 하자 명함이 없다고 한다.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자 쭈뼜거린다.

횡단보도를 건널때는 자전거 내려서 끌고 가야 하는것도 모르냐고 나도 모르게 톡 쏘는 목소리가 나오고 말았다.

화가나서 전화번호 부르라고 하자 그제야 이야기 한다.

전화기 가져오셨냐고 물어보자 없다고 한다.

내가 그 번호로 전화를 걸자 그제서야 호주머니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전화기가 나온다.

병원 다녀와서 전화하겠다고 했더니 횡단보도를 그대로 자전거를 타고 휭하니 달린다.

바로 옆에 광나루지구대라 가서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연락처를 잘 받았다고 이야기 하신후 119를 불러주시겠다고 한다.

자전거 치이고 119타는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냥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병원 다녀와서 상황이 안 좋아지면 경찰서에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동네 병원은 문을 닫았고 응급실 가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다음날 병원에 가기로 결정..

하루 지났는데 괜찮으면 그냥 없던일로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아침이 문제였다.

발이 너무 심하게 붓고 손도 부어 연필도 못 잡았다.

별수없이 병원에 갔다.

뼈는 괜찮은데 근육이 많이 놀란것 같다면서 주사 처방과 일주일 이상 물리치료를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전거 운전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자기 발가락에 치였는데 왜 병원에 갔냐고 후시딘 바르면 낫는걸로 병원에 갔다고 오히려 나한테 화를 내는것이었다.

70키로가 넘는 내가 겨우 발가락에 부딪힌걸로 퍽 소리가 나서 바닥에 넘어지고 깨지고 삐긋 소리가 나겠는가?

게다가 나는 시종일관 존댓말로 친절하게 응대한 것에 비해 이분은 시종일관 반말을 해주신다.

 

결국.. 난 오늘.. 퇴근길 경찰서에 들려야 한다.

다른건 몰라도 정중한 사과는 꼭 받아야겠다.

전화로 날..무슨 사기꾼 처럼 말 한것에 대해.. 엄청난 상처를 받았다.

젊은 사람이 그러면 안 되는데 말이다.

난 병원비 40000원을 이야기 했었다.

사십만원 사백만원이 아니라 단돈 사만원이었다.

그리고 정중한 사과도 기대했었다.

전날 사람을 자전거로 치어서 놀라서 경황이 없어서 그냥 간 줄 알았더니 기본 소양이 안 되어 있었던듯 싶다.

이번 사고로 몸도 맘도 영혼도 엉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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