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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365+∂

찜질방 계란.

임신중에 다친 발이 다시 심하게 부어올랐다.
혼자 짐을 좀 옮기다가 다시 심하게 접질렀다.
제대로 걷지도 못 하자 마님이 억지로 한의원에 끌고 가신다.
침을 맞고 나니..그나마 걸을 만 하다.

대장님..마님.. 꼬맹이..나.
찜질방에 가기로 했다.

으실으실 춥고 감기 기운도 있고.. 또 몸도 찌뿌둥하니 좋지 않았다.
원래..주말에 가려고 했는데 예고없이 친구들이 쳐들어와서 가지 못 했었다.

일부러..지갑을 두고 갔다.
가면..먹고 싶은것도 많고.. 그래서.

통장에 잔금이 아주 조금 있지만 언제 취업이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대한 아껴야 한다.
급하게 아이라도 아프면 큰일이니까.

대장님이 찜질방 비를 내셨다.
찜질을 좀 하고.. 꼬맹이가 구운 계란을 달라고 울어제낀다.
아무리 돈이 없다고 설명해도 안 먹힌다.

한대 때리려고 하는데.. 벌써 대장님이 두줄이나 사서 오셨다.
아이의 입가에 함박미소가 걸린다.
한 자리에서 계란을 세개나 먹어치우고 즐겁게 노래까지 부른다.

내가 증오하는 불륜 커플이 오늘도 한 커플 있었다.
다들 쳐다보는데 애무하고 난리도 아니다.
칸막이라도 하나 쳐주고 싶었다.

딴뇬 젖가슴 조물락 거리면서 마누라랑 통화하는 것을 보고..
오바이트가 쏠렸다.
아마..무뇌수컷도 그랬으리라..싶자.. 더욱 역겨워졌다.

서둘러 아이를 다른곳으로 데리고 갔다.

목욕을 하고 나왔더니 꼬맹이 녀석.. 다시 먹을것을 탐한다.
힘들었을만도 하긴 하지만..염치가 없다.

대장님이랑 마님이 꼬맹이가 좋아하는것만 골라서 사서 집으로 왔다.
꼬맹이는 행복하고..배도 두둑하고..
대장 마님도 행복하다.

나만.. 서럽고..
또.. 미안스럽고.. 죄스럽다.

난..오늘
일부러
지갑을 두고 찜질방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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