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참 잔인하고 정신없고 무자비했다.
3년간 열심히 일 했던 학교가 계약이 끝나서 부랴 부랴 짐을 싸서 떠나야 했고 자리가 없어서 전전긍긍 다른 사람에게는 이야기 하지도 못 하다가 겨우 자리가 나서 집에서는 조금 멀어진 학교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개시 하는 곳이라 환경미화부터 자잔한 것 까지 정리하고 아이들과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그리고 몸이 맞는 곳이 되게 하려고 애쓰고.
사실 이런건..그저 몸만 고단했는데.. 아이가 학생이 되었다.
학부모가 된다는게 난 쉬운 것 인줄 알았는데..얼마나 복잡하고 정신이 없는지.
아이 입학식에 겨우 참석하고 발바닥이 불이 나게 일하는 곳으로 돌아와 업무를 보는데.. 아이한테 왜 그렇게 미안하고 죄스러운지.
학부모 회의나 학부모 교육은 많은데 갈 시간은 안 되고.. 겨우 아이 학부모 참관 수업에 갔다가 다시 부리나케..돌아오고..
아이 상담에 가서.. 아이가 힘들어 하고 적응을 잘 못 한다는 이야기에 가슴을 치며 돌아와야 했고....
과연..지금 내가 제대로 부모 노릇을 하고 있기는 하는걸까?
돈 몇푼에 미친짓 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아이는 아침돌봄교실을 가든지 아니면 친구엄마가 친구를 데리고 갈때..같이 학교를 가게 하고 난 정신없이 출근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해도 아이가 상처 받지 않을까?
머리속은 정말..엉망..
내 맘속은.. 멍투성이.
게다가... 적응을 못 하고 다음 수업으로 제대로 못 넘어가고.. 이런 저런 문제가 많다고 해서 상담을 받았더니..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리나 듣고.
나.... 지금.. 여기 서 있는데.. 여기가 내 자리가 맞을까?
과연.. 내 자리는 어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