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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365+∂

COOL

가끔 무척 쿨~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쿨~ 한게 아니라..둔한 것이다.

나의 둔함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절친들 왈... 소름끼친다고... 둔함이)

 

얼마전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

솔직히... 암 인줄 몰랐다....

 

한 삼년전부터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을 알고 6개월에 한번씩 검사를 받았다.

초음파로 사이즈 측정하고 주사기로 조직을 때어내서 검사를 받았다.

사이즈가 커지는 것 외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조직검사 결과도 정상이었고 갑상선의 기능에도 문제가 없었다.

 

사이즈가 많이 커지기도 했고 요즘들어 급격한 피로감이 있었기에 병원에서 의사가 수술을 "적극" 권했을 때 편안하게 수술을 결정했다. 의사 왈... 조직검사를 주사기로 하는 경우 제대로 검진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사이즈가 너무 커서 불편하니 더 미루지 말고 꼭 수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개학도 늦춰져서 시간도 갑자기 생겼기에 괜찮을 것 같았다. 게다가.. 6개월 지나서 수술하면 검사를 전부 다시 해야 하는데 검사비가 너무 비싸서.. ㅡㅡ 이번에 해 버린 것도 있었다..

 

간호사셨던 "시어머님"께 여쭸더니 사이즈가 크면 수술 받는게 좋지 않겠냐고 말씀 하셔서 결정했다.

여기서 나의 둔함이 나온다.

난... 아주 간단한 수술로 이해했다.. 수술 전날 오후에 입원해서 담날 수술하고 바로 퇴원가능하다고 들었기에... 그게 전신마취가 필요한지 수술후 약을 먹어야 하는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지 조직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그렇다.. 원래 고민은 귀차니즘으로 잘 안한다.

 

시원하게 수술을 결정하고....쓸데없이 걱정 끼치기 싫어서 작업 진행하는 몇몇 거래처 사람들에게만 간단한 시술을 받으러 입원한다고 이야기 한 후 수술했다.

 

수술을 무척 잘 되었다. 깔끔했고.. 출혈도 없었고.. 마취도 잘 깨었고..(전신마취라닛.. 젠쟝.. 너무 싫엇.. 전신마취인 줄 알았으면 수술 안 받았을거임.. ) 숨쉬기도 괜찮았다.. 혈관이 안 좋아서 팔이 퉁퉁 부은 것이 수술 부위보다 더 아팠다.

내 계획대로 마취가 깨고.. 먹을 수 있자 마자 고픈배를 맛난 죽으로 채웠고 새벽에 야참으로 햄버거까지 먹어치우는 대단한 식성을 보였으니까... (5인실에서 햄버거 먹는거 담엔..안 할거다.. 냄새만으로 민폐임)

 

퇴원하고 부모님께 간단한 수술 받았다고 말하고 회복기간 잘 보내고 조직검사 결과 들으러 병원에 갔더니.. 갑상선 암이란다.. ㅡㅡ^ 의사 표정이 참... 난감했다.. 하지만 수술이 너무 잘 되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수술을 결정하길 잘 했다고 몇번이나 말씀하셨다.

전이는 없고... 수술도 너무 잘 되었고 약만 잘 챙겨먹으면 괜찮다고... 가끔 거래처 사람들과 술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술 먹어도 되냐고 했더니 두 달후부터라면.. 맥주 한캔은 된다고 ...

 

그래서.. 가볍게.. 집에 왔다.

그 다음부터 살살 약이 올랐다...

난.. 간단한 시술로 생각했었고... 진짜 편안하고 모든일을 저질렀는데.. 결과가 맘에 안 드는거다.

순식간에.. 암환자가 되어버렸다..

 

항암치료도 필요없고.. 5년정도 추적검사만 받으면 된다고 했고..

아쉽지만 수술 여파로 약을 계속 먹어야 하지만... 그건.. 뭐.. 영양제 먹는다 생각하면 될 것 같고..

 

담 부터는... 뭐든 하기전에 좀 꼼꼼하게 챙겨봐야겠다.

귀찮더라도..고민은 하고 살아야겠다..

 

욕 바가지로 먹었다.. 암 수술받고 겁나 즐겁게 돌아다닌다고.. ㅡㅡ

제정신이냐고... 그.. 그러게요.. 수술 잘 되었으니 그래도 되지 않나?

수술 전 해야 할 고민.. 시기를 놓쳐서.. 못해서 그런가봐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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