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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변명

"정말 최선을 다 한거야? 열심히 했어?"

이런 어줍잖은 충고를 참 쉽게 하고 살았다.

특히 무섭다는 중2아들에겐 더 쉽게 훈수를 두곤 했다.

비겁하게 난 그렇게 못 하면서...

동료 강사들과 한 챕터씩 맡아서 플로어를 보여주고 주의할 점을 이야기 하고 어떤 식으로 수업을 끌어가는 것이 좋을지 이야기하는 날이었다.

코로나19때문에 미뤄졌고 내가 아팠기 때문에 또 미뤄졌었고... 한 3주 미뤄졌던 일을 오늘 처리했다.

그 이야기는 나에겐 3주간의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양심상... 따로 자료를 조금 더 추가하고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편집도 하고 예제도 더 넣을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기본자료에 입으로만(내 머릿속에 자료가 많아!!라는 미친 마인드로) 했다.

최선.... 열심히... 그런 단어를 배운적 없는 것 처럼 일을 처리 해 버렸다.

양심은..잠시 가방 맨 밑바닥에 넣어둔 채.. 뻔뻔하게 진행했다.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고 토의도 잘 진행되었고 이야기도 부드럽게 했다.

내 양심이 비명을 질러대서 문제였지.

가기 싫었다...그래서... 머릿속으로 말도 안 되는 핑계무덤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 무덤이 눕고 싶지 않도록 만들어지길래... 깔끔히..승복하고 갔던 것이다.

얼마나 가기 싫었던지... 택시를 타면 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알면서 궂이 택시를 탔다.(컨디션이 안 좋다는 말을 하면서.... 덕분에 더 안 좋아진 컨디션)

점심을 먹으면서도 신경이 곤두서서 결국 채했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신경이 바싹 곤두서더라.

꼬인 내 맘도 풀리지 않았기에 더 그런식으로 치사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엉키고 꼬여있다...

일에 전념해도 잘 풀릴 확률이 낮은데... 내 맘엔 엉킨 실타래가 많아졌다.

가장...큰 문제는.. 내가 이 꼬인 실타래를 풀 생각이 없고 끊어서 버릴 생각 만 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더 딴짓에 열을 올리고 있다.

딴짓작렬....

중요한 이슈에서 눈을 돌리기 위해 계속 딴짓중이다.

시험 전날..책상 정리하는 중딩처럼...

언제... 내 마음보는..더 커져서 이런 바보짓을 그만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