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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쨈 story/번갯불 일과

당연한것이 아닌데..


며칠전 일이다.
마지막 수업은 거의 4시 10분이 넘어서 시작된다.
이미 이 시간 즈음 들어온 아이들은 파김치가 되어서 들어온다.

하도 기운없어 보이고 배고프다고 징징 거리기에 내 비상간식 건빵 한봉지를 털었다. 수요일엔 특히 점심이 분식 같은 것이 나오는 터라 3시가 지나가면 나도 허기가 진다.
그래서 사다놓은 건빵.

아이들은 너무나 좋아하면서 잘 나눠먹었다.
물론 수업 분위기도 좋았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날이었다.

아이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나에게 건빵을 내놓으라고 했다.
헉.

이건 아니다..싶었다.
웃으면서 이야기 했다.

"그날은 선생님이 너희들 너무 힘들어 보여서 선생님 먹는 건빵 챙겨서 준거야. 근데 선생님이 그걸 매일 너희들에게 줘야 할 의무는 없는 것 같다"

아이는 안준다고 성화에 나에게 화까지 냈다.

이때 내가 생각한 것은

'아 이젠 절대 뭔가를 아이들에게 주지 말아야겠다'
였다.

뭔가를 베풀면..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틀린것이다.
작은 것이라도 감사하여야 하는게 당연지사인데...
조금 많이 놀랐다.

수업시간에 열심히 하라고 스티커를 주는 경우도 있다.
이건 저학년의 경우이다.
이때.. 수업시작함과 동시에 스티커 타령을 하고.. 수업 진도에 바빠 스티커를 빠뜨려 먹기라도 하면 책을 들고 쫒아오면서 타박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티커가 열개가 되면 사탕이 한개 받기 때문이다.
스티커가 스무개가 되면 동물모양 풍선을 주기로 했고..ㅡㅡ

수업이 우선인데 아이들은 스티커가 우선이 되어버렸다.

내가 만든 문화가 아니기에.. 내가 만든 룰이 아니기에 뭐라고 할 수도 없다.
그냥.. 이건..아닌데..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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