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y day/365+∂

봄비의 끝을 잡고...


진달래도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물이 잔뜩 올랐다.
아마..내일즈음이면 그 예쁜 꽃망울을 떠뜨리겠지.
예전에 진달래와 철쭉을 구분을 하지 못 했었다.
꽃이 먼저 피면..진달래고 잎이 피고 꽃이 피면 철쭉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솔직히.. 난 철쭉보단 진달래가 좋다.


봄비를 잔뜩 머금어서 당장이라도 그 고운 노란빛을 내 뿜을것같다.
그 차디찬 겨울 꼭 죽은것 처럼 마른 앙상한 가지만 보였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꽃망울을 터질듯이 만들어 놓고 있다.
이 꽃이 터질즈음이면 울 꼬맹이를 데리고 밤 산책을 다니기에도 좋겠지.

아이와 같이 운동을 좀 해야겠다.


며칠전 달게도 비가 내리더니 날이 푹 해졌다.
이제 봄이 오나보다 싶다.
앙상하던 가지도 눈에 뛰게 통통해 보인다.
물기를 잔뜩 머금어서 손가락으로 지긋이 누르면 물을 폭 하고 내뿜을것같다.

아침에 달달 떨던 아이도 어느새 춥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잔뜩 껴입지 않아도 아이가 털신발을 신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날은 풀렸다.
다만..황사가 잔뜩 끼어서 날은 흐리지만.. 그 황사의 칙칙함도 봄의 화사함을 누르지는 못 하나보다... 이미 꽃망울들은 터질 준비가 다 되었다.

집 앞..골목..
개나리들도 준비가 끝이 났고 코너마다 뭉쳐있는 진달래들도 그렇다.
키높은 자목련과 목련도 하얗고 뽀실한 털옷을 두르고 신호만 기다리고있다.

봄이다..진짜.

피부에 와 닿는 바람은 봄인데 내 맘은 아직도 차갑게 얼어서 계절을 못 느낀다.
꽃을 보고 행복해 하고 계절의 바뀜에 수다를 떨고 화사하게 입가에 미소를 떨구던 난.. 얼어죽었나보다... 그저.. 시간이 흐르는게 안타깝다.

나이는 먹어가는데 변한것은 없고.. 지금 실업자..
밥버러지 신세다.

아이에게 더 좋은것을 주지도 못 하고 떳떳하고 멋지지도 못 하다.
그리고..
내팽겨쳐진 쓰레기보다 못한 존재이다.

서글픔에 더 움츠러든다.
화사하고 아름다운 봄이 오니..,
칙칙하고 병신같은 내 모습에 더욱 슬퍼만 진다.

신나게 바람피고 다니는 년놈들은 하하호호 아무런 죄의식없이 행복하게 사는데
뒤통수 제대로 맞은 나는 그저 휭하니 허허벌판에 버려진 시체처럼 살고 있다.

이런 저런 많은 생각으로 날 바쁘게 하지만..
불현듯 날 흔드는 실패한 인생.. 쓰레기같은 인생이란 생각이 날 밑바닥부터 흔들어놓는다.
열심히 매꾸어놓은 상처에서 피가 솓구친다.
얼른..피가 다 새어나와 더 이상 피가 안 흘렸으면 좋겠다.

봄이 온다.
내 맘에도 봄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겨울이 끝이 나아겠지.....................................
언제 이 겨울이 끝이 날까?
내가 과연 이 겨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by day > 365+∂'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치병  (0) 2009.04.01
밀린 포스팅들 - 강요는 없어도 열심히!!!  (0) 2009.03.12
그나마 정리된 스케줄.  (0) 2009.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