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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365+∂

여편네 : 애인


애인은 자랑하고 싶은 존재이다.
애인은 환상이고 최고의 존재이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
어디든 데리고 가고 싶고 어디서든 보여주고 싶고..
자신을 아는 사람들 자신을 인정해주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보여주고 싶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야기 하고 싶은 존재이다.

그 역시 그랬다.
큰 행사나 좋은 곳에 갈때 꼭.. 애인이랑 갔다.
그리고 애인에겐..다정했고..
애인에겐 무척이나 멋진 사람이었다.
애인에겐 뭐든 주고 싶고 뭐든 이뻐보이고..
애인을 위핸..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정도로.

누가 그랬다.
그가
애인을 데리고 다니면서..모든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평생 여자친구이며..평생 애인이며 이십년 이상 사랑할 사람입니다..."

하하하.

여편네는..아니다.
여편네는.. 숨기고 싶고..처박아두고 싶고.. 어쩔수 없이 보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고 원수이다.

그는
내가 어딘가 같이 가자고 하면..너무나 창피해 하고 싫어했다.
못 알아듣는다..
어려운 자리다.
재미가 없을것이다.
아는 사람도 없는데 절대 따라오지 마라.

만약.. 억지로라도 따라간다면..
가장 어두운 구석에 처박아두고.. 돌아다닐까봐..겁을 먹고..얼른 보내려고 애를 쓴다.

난.. 현실인것이다.. 쓰레기같은.




며칠전...
위기의 주부들..이라는 미드를.. 슬쩍 봤다.

아이를 여러명 낳고..결국 집에서 육아를 담당한 아내가.
남편과 소원해진 것을 알고.. 이벤트를 했다.
헌데.. 하필이면 그날 남편이 회사 동료와 온 것이다.

남편이 아침에 물어본다.
왜 그랬냐고.

아내는 말 한다.
예전과 다르다고.
남편을 픽업하로 오는 여자는.. 정말 멋진 여자고.. 화려하고
자신은 냄새나는 티셔츠에 현실이라고.
게다가 예전엔.. 자신감이 넘쳐서 아무리 엉망으로 있어도 주눅들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그때.. 남편은.. 화를 내거나.. 아내를 책망하지 않았다.
그날..저녁..
집에 와서.
아내를 위해 이벤트를 해 준다.

이건.. 소통하는 부부의 이야기다.


예전..
내가 그에게..
얽힌 매듭을 조금이라도 풀려고 다가갔다가.. 욕만 바가지로 먹은것에 비하면..
후훗.

이 드라마 때문에..다시 속이 불편해졌다.
혼자.. 술을 또 마셨다.
젠쟝.

그러면 안 되는데.. 그러면 안 되는데.
노력하기로 했으면서 이렇게 작은 자극에도 엉망이 되는구나.
멍청한.. 년..
이래서 난 안되나..

아니다..정신차리자.
열심히 살아야겠다.
면접도 보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좀.. 제대로 살자.
살도 빼서.. 다른 사람이 볼 때..
멍청해 보이지 않도록..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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