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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365+∂

두아내(드라마)-그렇게 꼭 알려주는 사람이 있지.


드라마를 보면.. 남편의 외도나 아내의 외도를 누군가가 정말 우연히 보고 알려준다.
나도..그랬다.

정말..소설같이..

무뇌수컷은 당구학원에서 "홍삘뇬"을 만났다.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한려고 한다면서 사표를 던지더니 몸을 만들고 싶고 운동이 부족하다면서 갑자기 당구학원에 등록을 했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하고 멋을 부리고..
집안일은 절대 안 도와주면서 귀차니즘의 대마왕이 당구학원은 몸이 부서지도록 열심히 다녔었다.

난..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에 폭 빠진걸로 착각했었다.

어느날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진 한장과 함께.

무뇌수컷은..내 친구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전혀 관심이 없기에..내 친구를 전혀 모른다.
몇명..아나?

두사람이 다정하게 당구대회에서 닭살행각을 하는것을 본것이다..친구가.

"이런 이야기 쉽진 않지만 네가 꼭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게 된다.

그리고.. 얼마후.
집 근처가 직장인 친구가 핸드폰 사진을 보내왔는데..
내 집에서.. 두사람이 다정하게 나오는 사진이었다.

그 순간.. 모든것이 끝이 난 것 같았다.
그리고.. 뒤죽박죽 얽혀있던 것들이 실타래처럼 풀리기 시작했다.
무섭게.......................................

머리속에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서로에게 독이 되는 삶이라는것을.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헤어지는것이라는것을.

너무나 당황해서.. 정말.. 아무생각없이 집을 청소하다가..
두사람이 저질러 놓은 많은 것들을 여실히 봤다.

잘 숨겨놓은 콘돔..(두사람은 절대 콘돔같은건 사용 안 한다고 자랑처럼 떠벌린 그년과.. 무뇌수컷.. 그때 한번더..난 죽었었다)

마구잡이로 떨어져 있는 체모..
그리고 흐뜨러진 모든 것들.
제자리에 없는 모든것들..

그리고.. 이런 저런 서류들..

그의 핸드폰에 가장 자주 걸려온 전화를 확인했더니..
"멋진홍"이라고 되어있었다.
난.. 남자인줄 알았었는데.. 알아보니.."홍삘뇬" 이었다.

게다가..
두사람이 음란채팅한 것 까지 지우지 않고 잘 보관하는 정성까지 보이고 있었다.
서로 주고 받은 선물 리스트에..
핸드폰에 고이 저장되어있는 "홍삘뇬"이 좋아하는 음식..좋아하는 색깔.. 옷 사이즈...등등..

사귀고 결혼해서 살면서도..한번도 나한텐 물어본 적도 없는 그 많은것들이..
그의 핸드폰에 중요한 사실처럼 저장되어있는것을 보고.. 한참을 울었다.

하필이면...
친한 친구들이 모든것을 알고 있게되어.. 참 난감했었다.
수시로 전화가 왔다.
괜찮냐고.
그때.. 최진실 자살이 있었다.
친구들은.. 여배우가 자살을 했는데..나한테 전화가 왔었다.

딴맘 품지 말라고.

미쳤냐.. 내가 왜죽냐.. 누구 좋으라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홍삘뇬"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친구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다 찾아다 주었다.
모든것을..
그리고..

난.. 그때.. 참 많이 생각을 하게 되었고..
처음 만나면서 부터..뭐가 잘못 되었는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얻은..최종 결정은.
사랑한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것은 상대방이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런 결혼생활은 비극이고 절망이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나를 전혀 좋아하지 않으면서.. 집에서 결혼을 바라니까 적당히 아무나 고른것에 재수없이 걸린것이라는것을..

사람을 한길에서 두세시간 기다리게 해 놓고도 한번 미안하다고 말 하지않았으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았어야 하는데.
난..그게 그 사람의 천성인줄 오해했었다.

그렇게 주사가 심한데도..참았던 것은.
그래도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절대 아니였다.

내가 내 발등 찍은것이다.
내 결혼을 반대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분명..바람둥이가 확실하고 결혼하면 여자 많이 달고 살거라는 말..무시한게 너무 미안했다.
친구들.. 그리고 주변 어른들..그리고 선배들..
그래.. 솔직히 부모님도 달가와 하지 않으셨다.
왜..그땐.. 그게 눈에 안 보였을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딱.. 10년 전으로 돌리고 싶다.
내 시간안에..그 사람이라는 존재가 절대 못 끼어들도록..

하지만.. 내가 내 발등을 찍은건데..내가.. 알아서 인생의 절벽에서 뛰어내린건데.
휴우................


난..지금.. 휴전중이다.
일년간..우선 다시 한번 살아보자는 협정에 따라서..
이제..조금 있으면 육개월이 되고.. 다시 조금 지나면.. 일년이 되겠지.
그때.. 다시 이야기 하기로 했다.

그때.. 우린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벌써..
나몰래..두사람 연락하고..채팅하다가 걸린게 세번이 넘는데
그때즈음이면.. 다시 이혼해 달라고 먼저 이야기 하지 않을까?

이 드라마..
정말.. 사람 환장하게 만든다.
상처를 제대로 후벼판다.
후벼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