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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365+∂

왜 이러니..


퇴근을 하고 은행 잔무를 좀 처리하고 집에 가는 길에 마님 아파트 놀이터를 지나쳤다.
아니나 다를까.. 날 따셔진 이후 마님은 아이를 위해 자전거를 태우고 계셨다.
집에가서 옷이나 얼른 갈아입고 오라고 하시길래 아이가 보기전에 뛰어서 집으로 고고.
공개수업때문에 빌렸던 마님의 상의를 챙겨서 놀이터로 갔다.

아이는 자기보다 좀 어린 아이들과 개미를 보고 있었다.
자전거로 아파트 단지를 네바퀴 돌았는데 힘들다고 쪼그리고 앉아서 놀고있었다.

마님은 아이가 지치기 전에 데리고 오라고 하시면서 저녁 준비하신다고 먼저 들어가셨다.
아이를 보던 중 아이와 친하게 지내는 형아 한명이 나왔다.

둘이 잘 놀길래 난..그냥 잠깐.. 먼산을 봤을 뿐이다.
갑자기 저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내 아이 목소리다.

뛰어가서 봤더니.. 에고..
고새 그 형아랑 자전거를 바꿔타고 질주를 하시다가 자전거가 옆으로 푹..넘어진 것이다.

또래보다 안그래도 몸집이 작은 녀석이 자기보다 큰 형아의 자전거를 탔으니...
아이의 팔엔 상처투성이에 손가락엔 피멍이 나고 피가 흐르고 있었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누가 형아 자전거를 타고 다니라고 했어? 니 자전거 있쟎아!!!"

형아는 잔뜩 주눅이 들어버렸다.
아마 그 형아가 바꿔타자고 했을터였다.

아이는 눈에 눈물이 글썽이면서 아프다고 소리도 못 했다.
서둘러 애를 챙겨서 마님댁으로 갔다.

그제서야 아이는 마님과 대장 품에서 아프다고 하고 어리광에 투정을 부린다.
난 쳐다도 보지 않는다.
밥을 주는데 내가 떠주니 떨떠름 하게 받아 먹는다.

결국.. 보다 못한 마님이 아이를 안고 먹이신다.

"귀한 내새끼.. 아이고 내 금쪽.. 이렇게 예쁜데.. 아이고 이뻐라.."
아이는 행복한 표정으로 홍홍홍 하더니 밥도 더 잘 먹는다.

한공기를 다 먹고 몇그릇 더 받아 먹는다.

아이를 안고 마님이 딱 한소리 하신다.

"딱..십분만에 애를 다치게 하냐... 그러면서 니가 에미라고 큰 소리는 다 치지... 너한테 애를 맡겨놓으면 애가 뼈만 남아요.. 밥을 제대로 먹이냐 아니면 다치지 않게 잘 보냐.. 잠을 잘 재워서 애를 뽀송하게 만들긴 하냐.. 대체 그러면서 넌 왜 큰소리만 치냐?"

"아..내가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니까..딱..잠깐 한눈 판거라니까.. 우쒸..ㅡㅡ"

대장님도 애를 만지면서 한소리 하신다..
귀한 손주 그렇게 막 대하는 에미땜시 애가 고생이라고..

아... 난.. 왜 이럴까~~~ㅡㅜ
반성문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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