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y day/365+∂

시아버님께서 하늘로 돌아가셨습니다.

왜 상을 "당한다"라고 표현하는지 정확하게 이번에 느꼈다.

병원에서 위독했다고 했다가 안정세라고 했다가 사람을 몇번을 들었다 놨다 했다.

어느정도 안정세가 되셨다는 이야기에 맘을 편하게 갖고 회사에 있었다.

일을 마무리 하고 집으로 가는길에 위급하다는 전화가 다시 왔고 십분도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며칠을 병원에서 전전긍긍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우리가 곁을 지켜드리지도 못 했는데 갑자기 그렇게 떠나버리셔서 속상하고 억울하고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

허공에 붕 떠버리는 정신으로 병원으로 가고 영안실로 모시고 상을 치룰 준비를 하고 손님들을 맞고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몸도 그것에 맞춰 따라가게 되었다.

모든것을 마무리 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그때부터 슬픔이 내 뒤꽁무니를 쫓아오기 시작한다.

정말 갑자기 연락을 했는데도 찾아와 준 분들.

얼마만에 한 연락인데도 늦은시간에 찾아와 두손 꼭 잡아주고 간 분들.

그분들은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챙겨야 할 빚을 지었다고 생각이 든다.

못 와서 다른 사람을 통해 봉투라도 보내온 친구들 마음까지 받고 너무나 감사했다.

애들까지 끌고와서 차에다가 두고 혼자서 두발 동동 거리면서 찾아온 친구도 있었고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잠깐 짬을내서 와준 언니도 있었다.

시간을 잘못 맞춰서 염을 할때 오셔서 꼬박 앉아서 두시간을 기다려 준 사모님과 전도사님도 너무나 감사하고...

한분 한분.. 이름을 챙겨서 핸드폰에 정말 중요한 분들로 체크를 해 뒀다.

 

이제 걱정은..

홀로 남겨져 버린 시어머니.

그리고 갑자기 아버지가 없어진 아이아빠.

그렇게 울고..그렇게 화내고 그렇게 슬퍼하는 모습에

난 멀찍이 떨어져서 볼 수 밖에 없다.

이미 너무 멀어진 관계에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기에.

그냥.. 지우의 엄마로써 할 수 있는 일만.. 해야했다.

 

이번 상은.

나에게 한이라는 것을 한조각 던져 주고 갔다.

 

가장 섭섭했던것은 지금 다니는 회사.

어쩜 조문객도 하나 안 보내고 이야기 하나 없는지.

알바생한테 하는 것 만도 못한 이런 대접에 내가 왜 그렇게 열심히 일을 했는지 섭섭함을 넘어 분노가 느껴졌다.

난.. 받은 만큼 만 한다.

이번에.. 내가 받은 만큼 만 하리라고 결심했다.

아무리 내가 노력하고 최선을 다 해도 이따위 대접을 받는다면 난 두손 두발 들거다.

얼마나 잘 되는 회산지 볼란다..ㅡㅡ^

한동안 주말은 갈현동에서.. 고고고...

'by day > 365+∂'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들겨 맞은것 처럼 아프기 시작하다.  (0) 2012.10.15
시아버님 위독  (0) 2012.10.09
왜 그런걸까?  (0) 2012.09.24